유럽 렌트카 여행을 5월에 떠납니다. 예약 및 준비를 하면서 알아봤던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전에 일본 렌트카 여행은 면허증 외에 큰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유럽은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므로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저의 목적지는 독일 및 동유럽이지만, 다른 유럽지역을 여행하시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유럽 렌트카 특징
먼저 우리와 다른 유럽 렌트카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봐야 합니다. 여러 번의 일본 렌트카 경험이 있었지만, 그래도 새로웠던 정보를 위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수동미션이 대부분이다.
유럽은 렌트카 뿐만 아니라 고급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이 수동미션입니다. 환경규제에 따른 영향도 있겠지만 일단 오토미션으로 면허 취득하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실제로, 면허시험장에 가면 아예 자동미션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있다고 해도 소수로만 이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자동 변속기에 대한 인식 자체가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위한 옵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우리같은 여행자에게 이런 건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수요가 아주 적은 만큼 자동 변속기를 장착한 렌트카가 많지 않고, 일단 훨씬 비쌉니다. 고급 등급으로 갈수록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편입니다.
국가별 가격차이가 심하다
같은 브랜드라도, 국가별로 렌탈 비용 차이가 상당합니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심하면 두 배 차이도 날 수 있습니다. 먼저 가장 저렴한 국가는 독일과 체코입니다. 그리고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는 제가 가는 오스트리아입니다.
저는 독일의 Freilassing에 있는 업체가 주말에 영업을 하지않아 잘츠부르크에서 렌트카를 빌렸습니다. 보통 유럽여행은 쉥겐조약에 따라 다양한 국가를 이동하므로, 렌트카 픽업 국가를 고려하여 루트를 짜는 것이 좋습니다.
편도 반납 (ONE WAY TRIP) 가능
보통 유럽 여행은 이동 시간을 아끼기위해 항공기 IN OUT을 다른 국가로 선택하는 다구간 여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렌트카를 픽업지로 다시 반납하러 돌아가는 것은 시간적으로 상당한 손해입니다.
때문에 다른 국가라도 (모든 국가는 아님) 편도 반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당연히도 보통은 수수료가 발생하므로, 금액과 시간적 측면을 고려하여 검토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다른 국가에 반납한다면 많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주차 문제
유럽은 주차료가 상당히 비쌉니다. 또한 프라하, 뮌헨, 비엔나 같은 대도시에서는 더욱 비싸며 붐비는 도시에서 주차 공간을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렌터카 여행은 대도시보다는 소도시나 자연경관 위주의 투어에 어울립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유럽은 호텔 등 숙박지의 주차확보가 여유롭지 않고, 거의 대부분 주차 비용이 발생합니다. 오스트리아 기준으로 하루 기준 약 10~20유로 정도를 받는 것 같습니다. (3~4성급) 호텔을 예약하실 때 주차 가능 여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렌트카 업체와 문제
유럽 렌트카 관련 정보를 취합하다보면 상당히 자주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먼저 rental.com 같은 중개 사이트를 통해 보험을 가입했지만, 픽업 시 해당 업체에서 이중으로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입니다.
보통 렌트카를 반납 후 후불로 처리되는데, 나중에 보니 보험이 이중으로 가입되어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중개사이트는 말 그대로 예약만 해주는 것이지, 보험은 해당 렌트카 업체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자비로 처리한 후 중개 사이트에 직접 청구를 하는 것입니다.
과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보장 범위도 다르므로 중개사이트에서의 보험 가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소통의 어려움에서 오는 과도한 옵션의 권유입니다. 잘못된 업체 직원을 만나 무조건 OK를 외치면 불필요한 옵션 및 보험으로 인해 많은 요금을 지불하게 됩니다.
중소 렌트카 업체뿐만 아니라 Eropcar, Hertz, Sixt, Avis 같은 메이저 업체에서도 간판만 빌려준 업체들이 많다 보니 종종 일어납니다. 소통이 어렵다면 예약한 바우처를 인쇄해서, 이대로만 예약해 달라고 앵무새처럼 말하면 됩니다.
세 번 째는 반납 시 아무 말이 없었지만 귀국 후, 이런저런 사유로 추가금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연료 주유 문제와 외부 손상이 있습니다.
연료는 별도의 Pre-Charge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 한 Full 주유 후 반납이 원칙입니다. 때문에 반납 시 계기판을 촬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외부 손상 문제는 렌터카 픽업 시 사진을 촬영하시고, 반납 시 직원이 그냥 가도 된다고 해도 반납 서류 및 영수증을 요구하는 것이 이러한 일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후불제 및 보증금
위에서 언급했듯, 유럽 렌트카의 결제 방식은 보증금을 먼저 결제 후 차량을 반납하고 나면 차량 상태 점검과 함께 이용료가 청구되는 구조입니다.
이 먼저 결제된 보증금(디파짓)은 나중에 취소 처리 됩니다. 이 보증금 결제를 위해 꼭 신용카드가 필요합니다. 트래블월렛과 비바X 같은 체크카드는 안됩니다.
주말 휴업
유럽은 렌트카 뿐만아니라 일요일은 쉬는 곳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때문에, 픽업일자가 일요일이라면 대여지가 제한적입니다.
보통 공항에 위치한 업체는 운영을 하지만, Location Fee라고 해서 추가 요금이 붙습니다. 웬만하면 공항 픽업은 피하는 게 저렴하게 대여하는 길입니다.
내비게이션
국내에 편리한 내비게이션에 적응된 한국인들은 차량에 내장된 네비나 추가 옵션으로 선택하는 네비는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허츠의 경우 국내 에이전트에서 한글화된 Gamin 내비게이션을 유료로 대여해주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입니다.
한국의 대도시에 비하면 유럽 대도시는 규모나 밀집도면에서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라, 구글 지도의 네비 기능으로도 충분히 커버됩니다. 그러나 구글은 제한속도나 카메라 관련 알림 기능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100%는 아니지만 Sygic이나 Waze 앱으로 확인이 가능하므로, 세컨폰에 미리 해당 국가의 지도를 다운로드하여 가지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렌트카의 순정 네비게이션만으로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합니다.
비넷(Vignette)
유럽의 고속도로(유료도로) 통행을 하기 위해서는 비넷이라는 것을 구매해서 차량에 부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구간별 요금 지불이 아닌 기간 단위로 고속도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폴란드, 크로아티아 제외)
대부분의 렌터카는 해당 국가의 비넷은 기본적으로 제공하지만 픽업 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다른 국가로 이동한다면 해당 국가의 비넷을 구매해야 합니다. 유일하게 독일은 통행료가 없어서 비넷을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다른 국가로 이동한다면 사전에 렌터카 업체에 고지 및 필요한 추가 옵션을 넣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옵션은 Foreign use zone 또는 International Coverage라는 명칭을 씁니다.
유럽 렌트카 가격비교
유럽이 익숙하고 소통에 자신이 있다면 가장 저렴한 업체에서 대여해도 관계없지만, 보험 보장 범위나 혹시나 모를 리스크에 대비해서 위에서 언급한 4가지 메이저 업체 중에서 슈퍼커버(완전자차)를 넣고 고르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SK나 롯데가 비싸지만 보장이 확실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4가지를 다 하기에는 귀찮으므로 Hertz와 Sixt에서만 가격비교를 했습니다.
여담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내 에이전트가 있기 때문인지 허츠(Hertz)를 가장 큰 업체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 비슷하며 오히려 유럽에서는 Eropcar가 가장 큰 편입니다.
허츠 (여행과 지도)
위에서 언급한 허츠의 국내 에이전트사가 바로 여행과 지도입니다. 허츠 공식홈페이지나 여행과 지도에서 예약하는 것 모두 동일한 가격입니다. 여행과 지도에서는 쿠폰 같은 할인이 자동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이쪽에서 견적 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행과 지도의 다른 장점으로는 선불 예약제가 있습니다. 아직 올해는 선불 요금제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선불로 지불하면 도착해서 픽업 시까지 처리가 빠릅니다. 불필요한 옵션 추가 같은 대화도 필요 없고요.
또한 귀국 후 렌트카 업체와 문제가 있을 시 한국인 직원이 있는 만큼 소통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72시간 대여를 기준으로 오스트리아에서 BMW 1시리즈 급으로 견적 낸 내용입니다. 여행과 지도에서는 자동으로 슈퍼커버(완전자차)가 들어가므로, 불필요한 분들은 허츠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셔야 합니다. 보험의 각 항목이 의미하는 내용은 하단에 다루겠습니다.
546.21유로입니다. 현재 환율로 77만 원이므로 1박당 25만 원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거의 엔트리급인데도 불구하고요. 오스트리아가 상당히 비쌉니다.
SIXT
SIXT에서 견적 낸 금액입니다. 동일차종이고 오히려 추가된 보험도 있습니다만 가격은 348.66유로로 나왔습니다. 현재 슈퍼커버 적용 시 15%의 할인이 들어가서 이렇게 많이 차이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격차이가 상당합니다. 한화로 약 28만 원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SIXT에서 예약했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Hertz에서 예약하면 한국 에이전트가 있는만큼 귀국 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소통의 편리함은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슈퍼커버와 보조보험을 모두 넣으면 이러한 일이 발생한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또한 유럽에는 허츠 직영 매장이 아닌 라이센스만 빌린 (간판만 쓰는) 영업소가 대부분입니다. 이럴 경우, 해당 업체와 트러블이 발생하더라도 한국 에이전트를 통해 해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