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ATS 운행 후기

끝물의 2018 검은색 캐딜락 ATS를 구입하여 3년 동안 운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이너 중에 마이너 브랜드인 캐딜락, 그 안에서도 비주류인 모델이지만 생각보다 중고 캐딜락 ATS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은듯하여 운행기를 써봅니다.

캐딜락 ATS 외관 디자인

머플러팁은 순정이 아닙니다.

제가 캐딜락 ATS를 선택한 이유는 70%가 가격대비 좋은 운동성능이고, 나머지 30%는 외관 디자인이었습니다. 외관 디자인이야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전투적인 모습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지금도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연식답지 않은 전구형 턴 시그널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아메리칸 형님들은 역시 마초 취향이다 보니 이런 부분에 관대한 걸까요?

그리고 엔트리 모델답게 캐딜락 ATS는 전폭이 상당히 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고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좁고 높은 느낌이 있습니다. 운동 성능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C세그먼트급에서는 공격적인 낮고 넓은 디자인이 선호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 외 디자인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내부 디자인 

캐딜락ATS-센터페시아
실내 대부분의 버튼이 터치로 되어있다.

상당히 쉐보레 스러운 레버 디자인

센터페시아

캐딜락 ATS가 2013년에 출시한 점을 감안해도 내부 디자인은 상당히 촌스럽습니다. GM 계열 자동차는 항상 내부 디자인의 트렌드가 한세대 뒤쳐지는듯합니다.

경쟁 모델인 독일 3사의 내부가 싸구려 플라스틱과 우레탄으로 도배된 대 비해서, 가죽으로 상당히 공을 들였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에서 상당히 아쉽습니다.

제 친구들은 여전히 실내 디자인을 놀리기도 합니다. GM의 고급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실내 버튼이나 레버가 쉐보레 차량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그래서 저는 캐딜락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크루즈 고급형이라고 소개하고는 합니다. 이 점은 이번 세대인 CT4, CT5에서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캐딜락 ATS 센터패시아의 대부분의 버튼이 터치 패널입니다. 나중에 이것이 아주 큰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반응속도는 어느 정도 적응되었지만, 고속주행 시 에어컨이나 히터를 조작하기는 여전히 적응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운동 성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저에게도 이것이 큰 단점이 되진 않았습니다.

수납공간

실내사진

국산 모델에 적응되신 분들에게는 상당히 적은 수납공간이겠지만, 수입차 중에서 차급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입니다.

다만 컵홀더의 간격이 작기 때문에, 큰 테이크아웃 커피잔은 간섭이 생기는 편입니다.

계기판사진

계기판

1년 후 출시된 2014 캐딜락 CTS 모델에 디지털 계기판이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ATS의 아날로그 계기판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날로그 취향인 분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특이하게 속도계의 모양이 반원형인데요, 예전에 리뷰 유튜버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었습니다.

그러나 금방 적응이 되어 식별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결정적으로 캐딜락 ATS 프리미엄 모델에는 시인성이 좋은 HUD가 옵션에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비게이션과 연동은 되지 않습니다.

실내 공간

캐딜락 ATS의 실내 공간은 정말 좁습니다. 특히 뒷자리는 짐칸으로 보는 게 좋습니다. 50:50 무게 배분을 위해 엔진을 차 중심으로 상당히 밀었는데, 여기에서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노하우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 세대의 BMW 3 시리즈는 뒷자리에 어린 자녀 정도는 태워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캐딜락 ATS는 아닙니다.

하지만 뒷좌석 공간을 고려한다면 애초에 C세그먼트 후륜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잘못되었다 생각합니다.

오디오

캐딜락 ATS 프리미엄 모델에는 센터 스피커 1개, 트위터 4개, 미드 베이스 4개, 10인치 서브우퍼 1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디오는 차급에 비해 상당히 만족하는 편입니다.

악명 높은 BMW 오디오와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하만카돈 옵션 들어간 BMW 5 시리즈보다 좋았습니다.

오디오는 BOSE가 들어가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BOSE 사의 오디오가 아니라, 튜닝만 한 것입니다. 사실 트위터를 뜯어보면 싸구려 캐패시터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조율된 음색을 보여주고, 미국 차량 특유의 저음을 강조한 튜닝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음이 둔탁하게 들리는데요, 이 때문에 트위터와 센터 스피커만 교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피커 교체는 솔직히 추천하지 않습니다. 밸런스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그 외 캐딜락 ATS 프리미엄 옵션

  • 핸들 열선 있습니다.
  • 어드밴스드가 아닌 그냥 크루즈 컨트롤 들어가 있습니다.
  • 차선 이탈 보조 장치는 80KM 이상에서만 동작하는데, 차선 유지 장치가 아닙니다. 이탈만 막아줍니다.
  • 원격 시동이 가능합니다.
  • 통풍 시트와 뒷시트 열선 당연히 없습니다.
  • 후방감지나 전면 충돌 경보를 경고음이 아닌 시트가 진동하게 설정이 가능한데, 상당히 편리합니다.
  • 측후방 차선 변경 보조장치 있습니다.
  •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있습니다만 갤럭시 S7보다 긴 제품은 별도의 튜닝을 하셔야 합니다.
  • 시트의 높이나 착좌감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캐딜락 ATS 주행 능력

출력

캐딜락 ATS의 파워트레인은 4기통 2L 터보 엔진으로 274마력에 40kg.m 토크에 8단 미션이 조합되어 있습니다. 물론 고급유 기준의 출력이며, 일반유 주유 시 약 30 마력 정도 저하됩니다.

여전히 갑론을박이 심한 논쟁거리이지만, 출력의 저하를 떠나서 엔진의 보호를 위해 고급유 주유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캐딜락 ATS의 핵심은 운동 성능인데, 유류비 아끼려고 일반유를 넣는다?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엔진오일 순정 쓰고 고급유 넣는 것이 엔진의 건강에는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4기통 터보 엔진의 출력은 거기서 거기라고 보는데요,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는 출력을 보여 줍니다.

다만 트윈 스크롤 터보임에도 불구하고 터보 렉은 조금 있는 편입니다. 고급유 기준으로 휠마력 240마력 정도 측정됩니다.

미션

캐딜락 ATS에는 하이드라매틱 8단의 GM 미션이 들어갑니다. CTS, CT6 뿐만 아니라 쉐보레의 카마로, 콜로라도에도 같은 미션이 들어갑니다.

충격적인 점은 이 미션이 지난 지난 세대인 BMW E 바디 3 시리즈에 납품했던 미션입니다. 때문에 구동 손실과 영민하지 못한 로직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저단에서의 변속 충격과 가감속을 반복하면 정신 못 차리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저단 충격을 제외하고는 별 불편함을 못 느끼실 겁니다.

다만 이 저단 충격이 미션의 내구성으로 이슈가 되어, 미국에서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캐딜락 코리아 측에서는 미션오일을 개선형으로 교체해주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부터 무상 교체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보증기간이 남은 차량에 한해서 진행됩니다. 그렇지만 보증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교체해봤는데, 사실 효과가 상당히 미미합니다. 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과연 그 충격이 미션오일로 개선될지 의문이 듭니다.

미션 어셈블리가 500만 원 대로 수입차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것에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오일의 명칭은 모빌원 신세틱  LV ATF HP이며, 1리터에 약 16,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서스펜션

서스펜션이 캐딜락 ATS 최고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도 모든 리뷰에서 그렇게 극찬하던 MRC라는 서스펜션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댐핑 압력이 변화하는데요, 사실 처음 타시는 분들은 일반 모드와의 차이점을 잘 못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다른 가변 서스펜션을 장착한 차량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중에서는 그나마 적극적으로 댐핑 압력이 변하는 편입니다. 여담으로 G70 초기 모델의 가변 서스펜션은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50:50의 무게 밸런스와 서스펜션이 조합된 와인딩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전 차량인 제네시스 쿠페에 코너링 성능 향상을 위해 튜닝을 이것저것 했었는데요, 역시 선배들의 “그 돈으로 차를 바꿔라”라는 말은 정답이었습니다.

참고로 스티어링 휠은 ZF사의 MDPS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캐딜락 ATS 큰 단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 MRC 서스펜션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에 단점에 대해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연비

캐딜락 ATS는 평범한 2.0L 터보 엔진 수준의 연비를 보여줍니다. 8단 미션이므로 부스트를 걸지 않고 정속 주행하면 15km도 충분히 뽑을 수 있고, 반대로 하드 하게 주행하면 5km 이하로 떨어집니다.

캐딜락 ATS 고질병 및 단점

  • 프런트 케이스 누유 (발생률 중)
엔진룸-프론트케이스

많은 차량에서 발생되는 현상으로, 주기적으로 오일량만 체크해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오일의 유증기가 카본처럼 틈새로 누적되는 형태이므로 꼭 재실링 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 센터패시아 CUE 모듈 고장 (발생률 중)

이 CUE가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외부 유리에 크랙이 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다른 문제로는 HMI 모듈의 사망으로 차의 모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붕괴가 됩니다. 크랙 문제는 알리에서 쉽게 케이스만 구매가 가능하며, 업체 의뢰 시 20~30 선에 수리 가능합니다.

HMI 모듈은 많은 쉐보레 차량과 공유하는데요, 코딩 작업이 필요합니다. 모듈 가격만 30만 원 정도 합니다. 참고로 이 터치형 CUE 모듈은 이러한 문제점으로 CT4부터 버튼형으로 개선되었습니다.

  • 저단 미션 변속 충격 (발생률 상)

위에서 서술한 저단에서의 미션 변속 충격입니다. 아직 이것으로 인해 미션이 사망한 사례는 못 봤으므로, 그러려니 하고 탑니다.

  • 디퍼런셜 케이스 누유 (발생률 상)
디퍼런셜-누유
이 정도는 오일 관리만 해주면서 타도 될 듯 하다.

90% 이상의 재발 확률을 보여줍니다. 해결책은 실링(리데나) 교체인데, 비용에 큰 부담이 없다 보니 감수하고 타고 있습니다. 약 5만키로 주행했는데, 두 번 발생했습니다.

리데나의 부품 가격은 약 37,000원 정도이며, 교체 시 디퍼런셜 오일도 같이 교체해야합니다.

  • MRC 누유 (발생률 상)
서스펜션-누유
누유량이 미미한 정도로 이 정도 비침으로는 이제 센터에서 교환도 안해준다.

가장 스트레스받는 서스펜션 누유 고질병입니다. 왜냐면 서스펜션 비용이 상당합니다. 그렇지만 수입차의 전자식 가변 댐퍼임을 감안하면 저렴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센터 기준으로 1개 수리비용이 70 만원 이상입니다. 직구로 해결한다고 하면 약 20만 원 정도 절약이 가능합니다. 약 2년에 한 번 정도는 교환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 후방 카메라 노이즈 (발생률 하)

처음에 후방 카메라의 저급한 화질에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이게 화면에 노이즈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처음에는 바로 보증수리를 받았으나,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원래 화질이 저급하여 그러려니 하고 타고 있습니다.

정리

사실 개인적으로 캐딜락의 주요 판매 모델인 CTS, CT6, XT5의 장점은 가격 대비 좋은 하차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가격에 비해 비싸 보인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캐딜락 ATS 모델은 전혀 아닙니다.

이 체급에서 고급성을 논하는 것 자체도 무의미하지만 이 차량의 진정한 장점은 가격 대비 운동성능입니다.

캐딜락 ATS 프리미엄 후륜 모델의 출고가는 약 5,2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거의 상시 800만 원 ~ 1,000만 원의 할인이 들어갔기 때문에 정말 메리트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상당히 매력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2.0L 급에서 펀드라이빙을 원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그 외 장점으로는 캐딜락 ATS의 오일류나 상당히 많은 부품들이 쉐보레 차량과 공유합니다. 이 부분은 CTS, CT6모델도 마찬가지입니다. LTG 2.0 엔진은 8세대 말리부 엔진과 하드웨어적으로 90% 이상이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트넌스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미국차 특성상 직구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직구를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수리가 가능합니다.

댓글